경영의 신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의 별세 소식 때문인지 온종일 비가 내렸습니다. 생전에 '경영의 신'이라 불렸던 CEO였습니다. 실적이 좋아 신이 아닙니다. 철학이 있어 신이었습니다.

제가 쓴 첫 책 '마케팅 리스타트'에도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의 얘기가 한 대목 나옵니다. 경영의 신을 추모하며 아래, 그 대목을 가져왔습니다. 경영은, 전략을 넘어 철학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혁신가이드안병민


일본에는 경영의 3대 신이 있다. 혼다 그룹의 창업자 혼다 소이치로, 마쓰시타 그룹의 창업자 마쓰시타 고노스케, 그리고 교세라 그룹의 창업자 이나모리 가즈오가 그들이다. 혼다 회장과 마쓰시타 회장은 작고하였지만, 이나모리 회장은 아직 살아 있다. 이미 은퇴하였으나 몇 년 전, 일본항공 JAL의 회생을 도와달라는 일본 총리의 부탁으로 1차 파산을 한 일본항공을 맡아 1년 만에 흑자 전환, 2년 8개월 만에 주식시장 재상장 등 극적인 회복을 일구고 다시 재야로 돌아갔다. 그의 그런 경영은 최근 <이나모리 가즈오 1,115일간의 투쟁>이란 책으로 엮여 나오기도 했다. 왜 그를 경영의 신이라 일컫는지 보여 주는 단적인 예다.

그러나 놓쳐서는 안 될 부분이 있다. 이들이 단지 실적만으로 ‘경영의 신’ 대우를 받는 게 아니라는 거다. 이들의 경영에는 철학이 있었다. 예컨대, 대부분의 기업 경영자들이 신규사업 진출을 결정할 때 따지는 건 예상매출과 손익이다. 하지만 이나모리 회장은 달랐다. 그는 늘 대의명분을 따졌다.

"이 사업을 우리가 하면 고객은 뭐가 좋아지는 거지? 100원을 내야 누릴 수 있던 서비스를 우리가 하면 50원에 제공 가능한 건가?"

비전이나 경영이념, ‘그게 다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반문하며 오로지 매출만 좇는 회사. 그 회사의 모든 제도나 시스템은 단 하나의 지표, 매출을 위해서만 작동한다. 직원들 역시 수익 실현을 위한 조직의 부속품일 뿐이다. 우리 회사의 업(業)이 뭔지, 왜 이런 비즈니스를 하는지, 이런 비즈니스를 통해 어떤 세상을 만들고 싶은 건지 전혀 모른 채 주어진 일만 관성적으로 하는 직원들. 그들이 진행하는 업무에 영혼이 담길 리 없다.

이나모리 회장이 주목한 것도 이 부분이다. 우리 회사가 얼마나 돈을 더 벌 수 있냐의 문제가 아니었다. 우리가 이 사업을 함으로써 고객은 어떤 이점을 누릴 수 있냐가 관건이었다. 직원과 고객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경영 철학은 그런 것이다.

*<마케팅리스타트> 244-245페이지

보통마케터 안병민의 마케팅 리스타트
이 책의 저자 안병민은 마케팅에 관한 다양한 강연과 기고 활동을 하며 사람들이 진정 궁금해하는 마케팅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독자 입장에서 마케팅을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는지 고민하게 되었다. 1년여의 시간을 들여 책 집필을 위한 다양한 자료들을 찾으며 그동안 연구한 모든 것들을 이 책 『마케팅 리스타트』에 담아냈다. 그래서 이 책에는 어려운 마케팅 용어나 원론이 가득하기보다 우리 일상 속 마케팅 사례들이 흥미진진하게 소개되어 있고, 그와 관련된 이미지와 동영상을 더해 독자들의 호기심과 이해를 이끈다. 또한 본문 디자인 역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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