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직원들은 우리 회사에서 일하는 걸 좋아할까?

우리 직원들은 우리 회사에서 일하는 걸 좋아할까?

혁신가이드 안병민 대표
혁신가이드 안병민 대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사회를 이끌어나갈 새로운 세대다. 이들은 이전 세대와 많은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 중 하나가 ‘행복’에 대한 시선이다. 이들은 삶의 목표를 돈이나 명예에 두지 않는다. 자신의 주관적 행복과 연결시킨다.

여기 저기서 다들 ‘행복’을 얘기한다. 고객도 행복해야 하고, 직원도 행복해야 한단다. 말 그대로 행복 전성시대다. 그러나 행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수록 리더의 고민도 깊어간다. 비즈니스 분야에서는 한번도 주목받지 못했던 개념이어서다. 그래서 이 글은 중요하다. <굿라이프>의 저자 최인철 교수의, 행복에 대한 강연이 글감이다.


▶ 직장에서 하는 일이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다면?

예전엔, 일이란 먹고 살기 위해 하는 거였다. 더 많은 보상을 얻으려면 더 많은 성과를 내야 했다. 지금은 아니다. 우선 순위는 ‘내 마음’이다. 이는 시장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작금의 사람들은 소비에 있어서도 내 신념과 마음에 부합하는지를 중요하게 여긴다. 요컨대, ‘고객행복’과 ‘직원행복’ 개념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직원들도, 고객들도 행복을 요구하는 시대. 어떻게 해야 우리는 행복할 수 있을까? '마음 먹기'에 달린 거라고? 원론적으로는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 ‘마음 먹기’가 어렵다. 여기, 현실적인 방법이 있다. 별다른 마음을 먹지 않더라도 '행복을 경험할 수 있는 활동'을 하는 거다.

한국 성인들을 대상으로 하루 중 어떤 경험을 하고 있을 때 행복한지 조사했다. 한 달간 1천명을 대상으로 지금 이 순간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얼마나 즐거운지, 얼마나 의미를 경험하고 있는지 조사했다. 하루에 3~6번 랜덤하게 물어 얻어낸 답변들. ‘의미’와 ‘재미’라는 두 개의 축으로 만들어진 사분면에 결과치를 표시했다.

1사분면 행동들은 의미도 있고, 재미도 있는 경험들이다. 행복하고 싶다면 1사분면 경험을 하면 된다. 압도적인 건 여행이었다. 종교활동, 운동, 산책, 사람 만나기, 놀이, 가족 미팅 등이 뒤를 이었다. 이런 행동을 하면 행복해진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3사분면에는 어떤 행동들이 들어있을까?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다고 느끼는 경험들. 가장 많은 빈도를 보여준 건, ‘일’이었다.

직장에서 하는 일이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다고 여기는 사람들. 이런 직원들이 좋은 성과를 만들어 낼 리 만무하다. 일터에서도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요즘 세대들에게 일터는 생계를 넘어 행복과 의미, 자아실현의 터전이 되어야 한다. 직원행복이 경영의 핵심 이슈로 부상하고 있음을 웅변하는 데이터다.


▶ 행복에 무지한 리더의 리더십은 붕괴 위기다

업무 전문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리더는 탁월하다. 행복이란 분야에서만큼은 예외다. 행복이 경영의 핵심 화두로 떠오른 지금, 행복에 무지한 리더의 리더십은 붕괴 위기다. 구성원들의 마음을 해치면 될 일도 안된다.

“그 동안 기업에서 해오던 노력들과 행복을 위한 노력은 다른 것인가요? 그게 그거 아닌가요?” “행복은 개인들이 각자 알아서 해결해야 할 부분 아닌가요?” “성과를 내려면 행복은 때로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행복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들이다. 이걸 깨야 한다.

당신은 리더인가? 그렇다면 조심해야 한다. 리더이기 때문에 상대의 마음을 모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심리학에서는 권력(power)을 가진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에 대한 연구들이 많다. 예컨대, 파워가 강한 사람들은 파워가 약한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종종 딴짓을 한다. 대화 도중 전화를 받기도, 심지어는 전화를 걸기도 한다. 나쁜 사람이어서가 아니다. 이미 습관이 되어서다. 문제는 이런 행동이 상대의 마음에 크나큰 상처를 준다는 거다.

업무에 대한 전문성만으로 조직을 이끌어나가는 게 불가능한 세상이 되었다. 사람의 마음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공부할 필요가 있다. 행복에 대한 전문성 확보. 이 시대 리더의 또 다른 과제다.


▶ 불행은 엄청난 파국이고, 행복은 들떠있는 즐거움이다?

행복에 대한 심리학적 측정 툴이 있다. PANAS(positive and negative affect schedule)다. 인간의 감정을 측정하는 보편적인 방법 중 하나다. 임의로 기간을 정해서 한 개인이 경험한 긍정과 부정의 감정을 측정한다. 요컨대, 긍정의 감정들을 많이 경험하면 행복한 거다.

여기서 눈 여겨 볼 부분이 있다. 행복을 유발하는 긍정의 감정들이다. 관심있는(interested), 신나는(excited), 강인한(strong), 열정적인(enthusiastic), 자랑스러운(proud), 정신이 맑은(alert), 영감을 받은(inspired), 단호한(determined), 집중하는(attentive), 활기찬(active).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행복의 일반적인 느낌들과는 다소 다른 어감의 단어들이다.

부정 감정도 마찬가지다. 괴로운(distressed), 화난(upset), 죄책감이 드는(guilty), 겁에 질린(scared), 적대적인(hostile), 짜증스러운(irritable), 부끄러운(ashamed), 두려운(nervous), 조바심 나는(jittery), 불안한(afraid). 불행의 느낌으로 흔히 떠올리는 '파국' 등의 단어와는 결이 다른 감정들이다.

이를 테면, 긍정 감정 중 하나로 ‘관심있는(interested)’이 있다. 무언가에 관심이 있다고? 그렇다면 그는 이미 행복한 사람이다. 회사에서 행복하지 않은 직원들은 내 일에 관심이 없다는 얘기다. 내가 좋아하는 취미생활을 할 때처럼 내 일에도 관심을 갖게 되면 회사는 행복한 장소가 된다.

‘자랑스러운(proud)’이라는 항목도 살펴보자. 우리는 자부심을 행복과 별개로 생각한다. 그게 아니라는 거다.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걸 잘 해내면 그게 바로 행복인 셈이다.

‘영감(inspired)’은 또 어떤가. 책을 읽거나 예술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영감을 받을 때가 있다. 그게 행복이다. 그런데 우리의 행복 개념에는 이런 것들이 빠져 있다. 영감만 해도 그렇다. 직장에서 뭔가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해주면 일터는 행복으로 가득 찬다. 그러면 성과는 저절로 따라 온다. 행복한 직원이 유능한 직원이라는 연구결과는 차고 넘친다.

부정적 감정 항목에도 돋보기를 들이대 보자. 무섭고 겁이 난다? 이러면 행복하지 않은 거다. 불행한 거다. 조직구성원들이 무언가에 겁을 먹고 있다면, 성과는 그림의 떡이다. 예측불가능한 상사와 함께인 직원은 결코 행복할 수 없다. 부끄러움, 죄책감. 이런 것들이 직원행복을 망가뜨린다. ‘불행은 엄청난 파국이고, 행복은 들떠있는 즐거움’의 상태라는 생각은 완벽히 잘못되었다.


▶ 행복이란 내 삶에 대한 총제적인 만족도

행복을 측정하는 도구와 문항들을 살펴보니 베일에 가려져 있던 행복의 민낯이 살며시 드러난다. 내 삶에 대한 총제적인 만족도, 이게 바로 행복지수다. 결국 ‘내 삶을 얼마나 좋아하는가(how much one likes the life one leads)’가 행복이란 얘기.

조직에서는 어떨까? 구성원들이 행복하다는 건 ‘이 회사에서 일하는 걸 좋아한다’는 의미다. 그러면 리더는 무엇을 해야 할까? 간단하다. 직원들이 자기가 하는 일을 좋아하게 만들어 주는 거다. 목적(내가 하는 일을 통해 세상에 어떤 가치를 더해줄 수 있나), 성장(내가 하는 일을 통해 나는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가), 자율(내가 하는 일에 대해 나는 어느 정도의 자율성을 갖고 있나)이 관건이다. 리더의 고민 포인트는 이것이어야 한다.

그 어느 때보다도 개인의 마음이 우선시되는 시대다. 행복이 최우선 목표인 세상이다. 지금껏 리더들은 행복에 관심을 가질 이유도, 필요도 없었다. 더 이상은 아니다. 이제부터라도 행복을 공부해야 한다. 직원들을 행복하게 해줘야 한다. 행복한 직원이 행복한 고객을 만들고, 그게 곧 성과로 이어진다. 달라진 세상의 성과 창출. 시작은 여기서부터다. 지금 당장 직원들에게 물어라. “일에 대한 당신의 만족도, 0에서 10점 중 몇 점인가요?” ⓒ혁신가이드안병민


*글쓴이 안병민 대표는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헬싱키경제대학교(HSE) MBA를 마쳤다. 롯데그룹의 대홍기획 마케팅전략연구소, 다음커뮤니케이션과 다음다이렉트손해보험의 마케팅본부를 거쳐 경영직무·리더십 교육회사 휴넷의 마케팅 이사(CMO)로서 ‘고객행복경영’에 열정을 쏟았다. 지금은 [열린비즈랩] 대표이자 [이노망고]의 혁신 크리에이터로서 경영혁신·마케팅·리더십에 대한 연구·강의와 자문·집필에 열심이다. 저서로 <마케팅 리스타트>, <경영 일탈>, <그래서 캐주얼>, <숨은 혁신 찾기>, <사장을 위한 노자>, 감수서로 <샤오미처럼>이 있다. 유튜브 채널 <방구석 5분혁신>도 운영한다. 다양한 칼럼과 강의를 통해 "경영은 내 일의 목적과 내 삶의 이유를 진정성 있게 실천해 나가는 도전의 과정"이라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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