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대디 프로젝트] 02 아버지가 빚어내는 아이의 인생

[해피대디 프로젝트] 02 아버지가 빚어내는 아이의 인생

혁신가이드 안병민 대표
혁신가이드 안병민 대표

이십 여 년 전 발생했던 한 대학생의 부모 토막 살해 사건. 세상은 그의 패륜에 경악했다. 그러나 교육심리학 전문가는 그 학생과의 면담과 21권 분량에 달하는 그의 일기, 주변인들과의 면담 등을 통해서 이 사건이 심각한 가정폭력과 아동학대의 소산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그의 부모는 그를 무시했고, 그에게 폭언을 일삼았다. 공부를 형보다 못 했던 그에게 부모는 가족으로서의 곁을 내주지 않았다.

한 사람의 일생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이런 가정 내 폭언, 폭력 사실은 외부에서는 파악이나 접근조차 어려운 게 현실이다. 결국 이 학생의 부모는 아이에게 올바른 영향이 아니라 잘못된 영향을 미쳐 스스로의 죽음을 재촉하는 결과를 낳은 셈이다. 모든 사람이 피해자였던, 실로 비극적인 사건이었다.

▶아버지를 보며 아이들은 자란다

부모의 영향력, 특히 아버지의 영향력은 특히 크다. 폭력 아버지를 둔 아이들의 70% 이상이 나중에 자라서 또 폭력 아버지가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알코올 중독 아버지를 가진 아이들도 나중에 자라 알코올 중독이 될 확률이 일반적인 아이들의 네 배에 달한다고 한다. 심리학자 브루노 베틀하임은 “가해자와의 동일시”란 표현으로 이런 현상을 설명했다. 내게 가해를 주는 사람을 증오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그 사람을 닮아간다는 얘기다. 이게 사실이라면 실로 무서운 얘기다. 세상의 아버지들이 아이들에게 올바른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 한다는 것은 당대의 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미래의 또 다른 나쁜 아버지들을 길러내고 있다는 말과 같아서다.

우리 가정을 가만히 돌아보자. 내 아이들은 나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평소엔 놀아주지도 않으면서 공부하라는 잔소리만 하는 아빠? 버릇없다고 혼내기만 하는 무서운 아빠? 매일 술에 취해 밤늦게 들어오는 얼굴 보기 힘든 아빠? 어느 날 “나는 절대 우리 아버지같은 아버지가 되지 않을 거야”라고 적힌 아이의 일기장을 보게 된다면 그 심정이 어떨까? 이게 결코 나의 일이 아니라고 확신할 수 있을까?

아버지가 빚어내는 아이의 인생

그러면, 보다 구체적으로 아버지는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아버지는 아이에게 크게 다섯 가지 측면에서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첫째, 정서적 안정이다. 아버지와 어릴 때부터 충분한 애착 관계를 형성한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매우 안정되어 있다. 그 반대의 경우는 불문가지다.

두 번째, 성격 형성이다. 아버지는 아이의 성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 주어진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하고 행동하는지 아이는 아버지를 보며 자라기 때문이다.

셋째는 성 정체성에 대한 부분이다. 아들은 아버지를 롤 모델로 받아들인다. 아버지의 모습과 행동을 보며 남자의 세계에 대해 눈을 떠가는 것이다. 이는 딸들도 마찬가지다. 평소 보고 자랐던 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미래의 배우자에 대한 기준을 만들어 간다. 그러니 자녀들이 좋은 배우자를 만나게 하려면 아버지가 먼저 좋은 모습을 보여줄 일이다.

끝으로 학업 성취 부분도 그렇다. 미국의 로버트 블랜차드 연구에 의하면, 초등학교 3학년생들을 대상으로 아버지가 아이들에게 무관심한 그룹, 관심이 많은 그룹으로 나누어 실험을 하였더니 학업 성취도에서 후자가 전자보다 높은 결과를 보였다. 요컨대 아버지의 관심이 아이를 우등생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렇듯 아버지는 아이들의 등대로서 부지불식간에 아이의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른바 ‘아버지 효과(Father Factor)’다. 아버지의 삶에 대한 가치관, 태도, 습관 등이 아이들에게 각인되어 아이의 삶과 장래에 큰 영향을 끼치는 효과를 일컫는 말이다.

미국의 전 국무장관이었던 헨리 키신져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와 함께 책을 읽으며 공부했다. 집에는 항상 책들이 넘쳐났고 아버지는 독서를 즐겼다. 키신져가 세계적 인물로 성장한 배경에는 이렇게 그의 아버지가 있었다.

그렇다면 아버지로서의 내 모습은 어떤지 돌아보자. 아이들은 나를 어떤 아빠로 받아들이고 있는가? 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가? 바쁘다고 핑계 댈 일이 아니다. 억지로라도 시간을 내어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한다. 아이에게 주어지는 좋은 영향은 극대화시키고 나쁜 영향은 그 악순환의 고리를 과감하게 끊어야 한다. 내 아이의 인생은 바로 아버지인 내가 빚어내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먼저 내 아버지를 이해하고 보듬어야

그러기 위해서는 선결해야 할 일이 있다. 먼저 나와 내 아버지의 관계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사람들은 대부분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를 갖고 있다. 그 상처를 발견해내고 치유해야 한다. 나와 아버지 사이에 아직 풀리지 않은 감정이 응어리져 있다면 그것부터 풀어야 한다. “우리 모두는 자신의 아버지를 다시 한번 아주 가까이 만나야 한다. 그 아버지를 알고 용서하고, 그래서 어떻게든지 자신의 아버지의 한계와 약점을 극복하고 넘어서야 한다”는 말이 나온 이유다.

아버지와 다시 한번 마주서라. 더 늦기 전에 진지한 대화를 나누며 아버지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용서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완벽한 아버지는 없다. 스펜서 존슨은 <선물>이란 책에서 얘기했다. “과거에서 배워라, 그리고 과거와 다르게 행동하라. 그것이 현재를 즐겁게 사는 힘이다.” 오늘 당장 하얀 편지지를 하나 꺼내자. 그리고 내 아버지에게 편지를 쓰자. 아버지와 나 사이를 오랫동안 가로막고 있던 감정의 벽을 허물어 버리자. 행복한 아버지로서의 첫 발은 ‘아버지 전상서’부터다.

아버지를 대신할 사람은 없다

첫 아이가 태어났을 때를 우리는 기억한다. 너무나 사랑스러워 뭐든지 다 해주고 싶었던 그 때의 그 마음. 하지만 아버지들은 곧 현실과 타협한다. 가정을 위해서라는 미명 하에 가정보다 일터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물론 조금 여유가 생기면 가족들과 함께 하겠다는 순수한 마음이다. 하지만 가족들은, 특히 아이들은 나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어느 순간, 아이들은 더 이상 아빠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내 자기만의 세계가 생긴다.

탈무드에서는 별만 바라보며 걷다가 웅덩이에 빠지는 어리석은 사람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진정으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새로운 우선순위를 매겨야 한다. 직장은 내 인생 전체로 보면 파트타임의 일시적인 일터일 뿐이다. 가정은 풀 타임의 평생 일터다. 성공의 열매도 가정이 있어야, 가족이 있어야 나눌 수 있다.

1942년 ‘좋은 아버지상’을 받은 맥아더 장군의 다음 얘기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직업상 저는 군인이며, 저는 그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보다 더 자랑스러운 것은 제가 아버지라는 사실입니다. 군인은 세우기 위해 허뭅니다. 아버지는 허물지 않고 세울 뿐입니다. 전자는 죽음의 잠재력을 안고 있지만 후자는 창조와 생명을 구합니다. 많은 적군을 죽이는 것도 강하지만 많은 생명을 살리는 것은 더욱 강합니다. 내가 죽은 후 내 아들이 전쟁터의 내가 아니라 가정의 나를 기억해 주었으면 하는 것이 내 바람입니다.”

회사에서는 나를 대신할 사람이 많다, 아니, 적어도 없진 않다. 만약 없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나만의 착각일 가능성이 높다. 일주일 내내, 아니 한 달 내내 내가 없어도 회사는 잘만 돌아간다. 그러나, 가정에서 아버지를 대신할 사람은 결코 없다.

주어진 시간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아이들이 아버지를 필요로 하는 그 시간이 지나면 아이들은 더 이상 아버지를 찾지 않는다. 무엇을 택할지는 물론 개인의 몫이다. 하지만 행복한 가정경영을 꿈꾼다면, 더 늦기 전에 행복한 아버지가 되고자 한다면 선택은 하나다. 아버지가 변해야 가정이 행복해진다. 나는 대한민국 아버지다. ⓒ혁신가이드안병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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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안병민 대표는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헬싱키경제대학교(HSE) MBA를 마쳤다. 롯데그룹의 대홍기획 마케팅전략연구소, 다음커뮤니케이션과 다음다이렉트손해보험의 마케팅본부를 거쳐 경영직무·리더십 교육회사 휴넷의 마케팅 이사(CMO)로서 ‘고객행복경영’에 열정을 쏟았다. 지금은 열린비즈랩 대표로서 경영혁신·마케팅·리더십에 대한 연구·강의와 자문·집필에 열심이다. 저서로 <마케팅 리스타트>, <경영 일탈>, <그래서 캐주얼>, <숨은 혁신 찾기>, <사장을 위한 노자>, 감수서로 <샤오미처럼>이 있다. 유튜브 채널 <방구석 5분혁신>도 운영한다. 다양한 칼럼과 강의를 통해 "경영은 내 일의 목적과 내 삶의 이유를 진정성 있게 실천해 나가는 도전의 과정"이라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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