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4가지 핵심 요소

파워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4가지 핵심 요소

혁신가이드 안병민 대표
혁신가이드 안병민 대표

인터넷과 소셜을 통해 누구나 원하는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완벽한 정보’의 시대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소비자들은 다른 사람들의 평가, 전문가의 의견, 가격 비교 어플리케이션 그리고 그 외 다른 기술에 근거해 손 쉽게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으며, 그 결과 비이성적 소비자에서 합리적인 소비자로 진화하고 있다.

다시 말해, 고객의 선택 맥락과 심리적 프레임을 조작함으로써 우리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는 게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거다. <절대가치>란 책이 주장하는 바다.

부정할 수 없는 얘기다. 하지만, 부자가 망해도 삼 년 간다 했다. 아직도 브랜드는 대세다. 지금 이 순간에도 품질과 기능을 따지지 않고 브랜드만 보고 구매를 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면 브랜드의 영향력에서 온전히 헤어나올 수 있는 세상은 요원하다.


'브랜드'의 어원은 ‘태우다, 낙인을 찍다’라는 말에서 유래했다. ‘소유(own)’를 의미하는 거였다. 그런데, 브랜드의 효용이 진화를 한다. 상품에 대한 ‘인포메이션(information)’ , 더 나아가서는 ‘내 제품은 타 제품과 다르다’는 ‘차별화(differentiation)’의 의미로 말이다. 그래서 고객은 해당 브랜드에 대해 ‘로열티(loyalty)’를 갖게 되고, 결국 브랜드는 고객과의 ‘관계’(relation) 개념으로까지 발전한다. 다가 아니다. 이제 브랜드는 ‘공유(sharing)’의 의미를 담고 있다. 나 혼자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나누는 가치란 개념이다.

BMW의 미니는 애초 작은 차일 뿐이었다. 하지만 미니는 변신했다. ‘프리미엄 스몰카’로 새롭게 포지셔닝했다. 키워드는 ‘Downtown at Night’. 타겟 역시 재조정되었다. 다운타운에서 밤의 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을 겨냥했다. 실제 광고도 밤을 배경으로 찍었다. 기존 자동차 광고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파격이었다.

사실 미니는 실용적인 차가 아니다. 그럼에도 고객은 열광한다. 이른바 ‘미니홀릭’들이다. 제품이 아니라 브랜드를 보고 구매하는 고객들이다. 이들은 1년에 한번씩 미니 오너들만의 페스티벌을 열고 자동차 랠리를 펼친다. 이 정도는 약과다. 미니 문신을 새기며 미니를 찬양하는 고객들도 있다.

지금까지는 나만을 위한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게 중요했다. 하지만 미니는 비슷한 가치관(Value)과 라이프스타일(Lifestyle)을 공유하는 사람들을 묶어주었다. 밸류&라이프스타일, 이른바 ‘VALS’의 결합이다. 그러니 브랜드의 의미가 바뀐다. 나만을 위한 게 아니라 내가 만들지만 이 브랜드를 이용하는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개념으로 말이다. 브랜드에 대한 해석이 이제 고객에게 달려있음을 웅변하는 사례다. 그래서 브랜드는 이제 ‘셰어링(sharing)’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렇게 강력한 브랜드를 만들 수 있을까?

첫째, 강력한 '브랜드 아이덴티티(Strong Brand Identity)'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모든 마케팅 전략의 구심점이다. 더 나아가 모든 비즈니스 전략의 핵이 바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다. 나이키 하면 떠 오르는 키워드, 성취와 도전 그리고 저스트 두잇(Just do it)! 이게 바로 나이키란 브랜드의 아이텐티티다. 나의 브랜드가 지향하는 바가 무엇이며 어디인지가 명확해야 한다. 술에 물 탄 듯 물에 술 탄 듯한 브랜드는 고객의 머리 속에 둥지를 틀 수가 없다.

둘째, 브랜드 아이텐티티가 확립되었다면 다음은 '소통(Clear Communication)'이다. 내 브랜드의 핵심가치를 나만 알고 있어봐야 별무소용이다. 고객과 소통해야 하는 이유다. 여기 중요한 게 하나 더 있다. 외부 고객만 고객이 아니라는 거다. 내부 고객이라 할 수 있는 직원들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잘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조직의 내·외부를 막론한 전 방위적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이유다.

파워브랜드를 만드는 세 번째 요소는 '차별화된 고객경험(Different Experience)'이다. 2011년 런칭한 프리미엄 커피 카누의 패키지가 대표적인 예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카페’라는 브랜드 콘셉트를 가진 카누를 마트의 매대에서 다른 커피들과 차별화시킬 그 무언가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나온 게 패키지를 통한 차별화. 옐로와 브라운 컬러 일생의 커피 매대에서 고급스러운 카누의 블랙 컬러는 독야청청했다.

뭐가 달라도 다르게 해야 한다. 괴짜 CEO 리처드 브랜슨의 항공사 버진에어는 이륙 전 승객 유의사항을 재미있는 뮤지컬 영상으로 만들어 제공했다. 심드렁하니 쳐다보지도 않던 승무원의 판에 박힌 설명을 이렇게 만들어 놓으니 다들 넋을 놓고 빠져들어 본다. 고객이 Wow할 수 있는, 다른 브랜드와는 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것. 파워브랜드로의 첩경이다.

마지막은 CSR. 즉 '기업의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이다. 이제 고객은 단순히 ‘제품의 공급’을 넘어 ‘의미의 공급’을 원하고 있다. 자신의 구매와 소비를 통해 사회적 기여를 하고 싶어하는 고객의 출현이다. 한 켤레 팔릴 때마다 또 다른 한 켤레는 제3세계에 기부하는 톰스슈즈, 환경보호라는 철학을 지키기 위해 적자가 나도 매출의 1%는 반드시 기부하는 파타고니아에 열광하는 이유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우리나라 기업들의 CSR 활동은 구태의연하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우리 브랜드나 비즈니스의 정체성과 얼마나 부합하나를 따져야 한다는 점. 하지만 그런 건 상관없이 아직도 많은 기업에서, 봉사라 하면 연탄 나르기요, 김장 담그기 일색이다.


이상, 파워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4가지 요소를 살펴보았다. 무엇 하나 안 중요한 게 없지만 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차별화된 고객경험, 이 부분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추어 보자. 4가지 실행 지침을 가지고 왔다.

▶기술에 감성을 더하라

분초를 다투며 쏟아져 나오는 최신 기술, IT 제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어지러움을 넘어 무서움이 느껴진다. 내 것이 아니라는 느낌이랄까. 비단 나만의 느낌이나 생각만은 아닐 것이다. 고객을 읽어야 차별화된 경험 제공이 가능하다. 그래서 필요한 게 감성이다. 날카로운 금속성의 차가운 기술에 고객은 뜨거운 가슴을 내어주지 않는다. 결국 사람이다. 따뜻한 감성으로 다가갈 때 열리는 게 마음의 문이다.

교통사고 중 음주 운전에 의한 사고가 3%인데 비해 졸음운전에 의한 사고가 23%나 되는 미국. 폭스바겐은 ‘왜 사람들이 졸까? 안 졸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 답은 쉴 수 있는 공간이었다. 장거리 주행에 있어 지금껏 도로 옆에 있던 숙소들은 깨끗하지 않고 어딘가 침침했으며, 시설도 낡았던 게 문제였다. 장거리 운전자들이 쉬어가지 않고 무리하여 논스톱으로 주행을 했던 이유다.

그래서 나온 게 이른바 ‘폭스바겐 스위트’, 각 숙소들마다 방을 하나씩 빌려 누가 보아도 쉬어가고 싶은 공간으로 만들어 놓고 폭스바겐 자동차키를 갖고 가면 체크인이 가능하도록 했다. 기술 자체에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라 이렇게 인간적이며 감성적 접근을 하니 고객이 좋아할 밖에.

▶타겟을 명확히 하라

모두를 만족시키려다가는 어느 누구도 만족시킬 수 없는 세상이다. 타겟이 명확히 정의되지 않으면 우리의 화살은 허공을 가를 수 밖에 없다. 문제가 있어야 정답이 있듯이 타겟이 정의되어야 그들의 니즈에 맞춘 크리에이티브한 접근이 가능하다.

▶기발한 스토리를 만들어라

이제 세상은 물건을 담은 ‘콘테이너’가 아니라 이야기를 담은 ‘콘텐츠’로 돌아간다. 단순 정보가 아니라 이야기가 고객의 마음을 움직인다. 이야기 속 주인공이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통해 고객은 해당 브랜드에 대해 이해하고 공감하고 감동하고 몰입한다. 물건이 아니라 이야기를 팔아야 하는 건 그래서다. “이제 우리에게는 팩트들이 넘쳐난다. 그런 팩트들을 스토리로 엮어내지 못하면 팩트는 증발된다.” 귀 기울여 들어야 할, 세계적인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의 말이다.

보더스라는 오프라인 서점을 인수해서 새롭게 온라인 중심으로 런칭한 호주의 온라인 서점 브랜드 북월드. 책을 덮으면 책 주인공들은 다 어디로 가는 걸까, 라는 상상력에서 만들어진 아기자기한 브랜드 스토리와 캐릭터들이 고객의 무릎을 치게 한다. 기술력이나 규모 면에서는 아마존을 따라갈 수는 없지만 마케팅은 그런 것들로만 하는 게 아니다. 마케팅은 품질이 아니라 인식의 싸움이기에 북월드는 호주 내 대표적인 파워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개인화된 고객경험을 창출하라

세상에 없는, 나만을 위한 제품에 사람들의 눈이 가게 마련이다. 브랜드와 브랜딩에 있어 ‘맞춤형’이라는 의미가 중요해진 이유다. 나를 위한 브랜드라는 느낌은 관광산업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이는 한국 관광브랜드 개발에도 그대로 적용되었다.

여행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이를테면 남들의 여정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세상에 없는 나만의 여정을 체험하며 즐기는 식이다. 이런 시장 변화에 더해진 과제. ‘더 이상 ‘조용한 아침의 나라’가 아니라는 걸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 변화무쌍한 역동적인 한국을 즐기러 오라고 하고 싶은데.’ 그래서 나온 게 ‘크리에이티브 모티베이션(Creative Motivation)’이라는 방향성 하에 ‘이매진 유어 코리아(Imagine your Korea)!’라는 슬로건이었다. 아울러 공식 홈페이지, TV 광고, 인쇄 광고, 브랜드 북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 상에서 다양한 고객체험 채널을 마련하여 역동성을 테마로 한 한국 관광의 브랜드 플랫폼을 구축했다. 한국에서의 다양한 관광 체험을 개인화한다는 차원에서 진행되었던 캠페인이다.

와비파커 안경 사례도 재미있다. 사실 온라인에서 안경을 구입한다는 건 아직 쉬운 결정일 수 없다. 이에 주목한 와비파커는 고객이 주문하면 5개의 안경을 5일 동안 착용해볼 수 있게끔 시스템을 바꾸었다. 물론 배송에 관한 일체의 비용은 무료였다. 고객은 매출로 화답했다.

감성적인 접근을 통해 금융이라는 이성적 서비스를 인간적으로 그려내었던 캐나다의 TD Bank 사례, 상대적으로 젊은 타겟을 겨냥해서 시각적으로도 젊고 발랄한 이미지를 확보하기 위해 블랙&화이트의 심플하고 강렬한 대비로 브랜드 컬러를 정비한 퍼스트다이렉트 뱅크. 전 직원들이 리츠칼튼 호텔에서 교육을 받으며 은행이 아니라 호텔 컨시어지로서의 서비스로 고객을 사로잡은 움콰뱅크. 금융상품의 판매 장소가 아니라 고객과의 접점으로서 공간을 운영하는 파격적 방식의 버진머니. 이 모든 사례들을 잘 톺아보면 공통적으로 찾을 수 있는 요소들이 바로 명확한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고객과의 소통, 차별화된 경험 등이다.

결국 핵심은 브랜드다. 브랜드 콘셉트는 심플하고, 쉬워야 하며, 일관성 있게 커뮤니케이션되어야 한다. 그런 작은 씨앗들이 모여 나의 브랜드가 열매를 맺고, 또 다른 씨앗을 잉태할 수 있는 거다. 이 모든 것들이 차별화라는 토대 위에 굳건히 뿌리 내릴 때 브랜드와 브랜딩은 성공한다. 말로는 쉽다. 손에 잡힐 듯 손에 잡히지 않는 '브랜드', 그리고 '브랜딩'이다. ⓒ혁신가이드안병민


*글쓴이 안병민 대표는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헬싱키경제대학교(HSE) MBA를 마쳤다. 롯데그룹의 대홍기획 마케팅전략연구소, 다음커뮤니케이션과 다음다이렉트손해보험의 마케팅본부를 거쳐 경영직무·리더십 교육회사 휴넷의 마케팅 이사(CMO)로서 ‘고객행복경영’에 열정을 쏟았다. 지금은 열린비즈랩 대표로서 경영혁신·마케팅·리더십에 대한 연구·강의와 자문·집필에 열심이다. 저서로 <마케팅 리스타트>, <경영 일탈>, <그래서 캐주얼>, <숨은 혁신 찾기>, <사장을 위한 노자>, 감수서로 <샤오미처럼>이 있다. 유튜브 채널 <방구석 5분혁신>도 운영한다. 다양한 칼럼과 강의를 통해 "경영은 내 일의 목적과 내 삶의 이유를 진정성 있게 실천해 나가는 도전의 과정"이라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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