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엔스의 미래와 트랜스휴먼의 시대(Age of Transhunans)

사피엔스의 미래와 트랜스휴먼의 시대(Age of Transhunans)

혁신가이드 안병민 대표
혁신가이드 안병민 대표

1. ‘스몰 히스토리’ 대비 ‘빅 히스토리’를 이야기합니다. '인류의 탄생 이후'를 다루는 스몰 히스토리와 달리 빅 히스토리는 '모든 것'의 역사를 다룹니다. 예컨대, 자연과 우주의 역사 같은 것들입니다. 그러니 빅 히스토리는 역사에만 한정되는 개념이 아닙니다. 과학과 인문학의 융합을 통해 우주의 전 역사를 아울러 보여줍니다. 그렇게 보면 진화와 빅뱅 등 기존 시각으로는 역사의 범주 밖에 있던 모든 것들이 역사입니다.

2. 야생의 동물과 1대 1로 맞붙으면 인간은 판판이 깨집니다. 독수리의 날개와 발톱도, 사자의 턱과 근육도 갖고 있지 못해서입니다. 그럼에도 인간은 늘어나고, 동물은 줄어들었습니다. 인간의 뇌 때문입니다. 뇌가 있어 인간은 세상을 지배합니다.

몸의 체적 대비 뇌의 비중은 인간이 최고입니다. 하지만 뇌가 커지려니 두개골이 막아섭니다. 뇌가 꼬불꼬불 구부러진 이유입니다. 뇌가 커지려니 산모의 산통도 극심해집니다. 다른 동물과 달리 뇌가 다 커지기 전에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는 이유입니다. 태어나자 마자 곧 스스로 걷는 다른 동물들에 반해 인간은 그래서 오랜 시간 양육해야 됩니다. 아이를 키우자니 엄마의 행동에 제약이 생깁니다. 그래서 아빠가 가족을 부양하게 됩니다.

3. 네안데르탈인과 사피엔스를 생각해봅니다. 뇌가 중요하다 했는데 네안데르탈인은 사피엔스보다 몸 크기는 더 작고, 뇌 크기는 더 큽니다. 그럼에도 네인데르탈인은 멸망하고, 사피엔스가 살아 남습니다. 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과의 경쟁에서 살아 남은 이유는 '협업' 때문입니다. 네안데르탈인을 포함하여 그 어떤 동물도 결코 갖지 못했던 '협업'이란 능력때문입니다.

4. 살면서 인간은 몇 명의 친구가 필요할까요? 대략 100여 명 정도라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그런데 뇌가 커질 수록 이 그룹의 숫자도 커진답니다. 이 숫자가 늘어날수록 그 힘은 더 세집니다. 네안데르탈인도 100여 명의 그룹으로 무리를 지어 살았습니다. 하지만 사피엔스에겐 네안데르탈인이 갖고 있지 못한 능력이 있었습니다. '공감'입니다. 다른 게 아닙니다. 동물들도 몸 속의 이를 서로 이를 잡아줍니다. 사피엔스의 공감은 이를 대체하는, 보다 고도화된 감정입니다.

공감은 곧 소통입니다. 사피엔스의 그룹 크기가 100여 명을 넘어설 수 있었던 결정적인 배경입니다. 상대의 말에 고개를 끄덕여주는 것도 실은 '공감화폐'를 지불하는 겁니다. 페이스북에서 부지런히 눌러주는 '좋아요' 버튼도 이런 공감과 소통의 표현입니다. 이 '공감'을 통해 사피엔스는 '협업'할 수 있게 된 겁니다.


5. 그룹의 크기가 커지다 보니 적과 동료의 구분이 힘들어집니다. 그래서 생겨난 게 혈연, 지연 등의 기준입니다. 이런 기준들로 사람은 '아웃그룹(out-group)'과 '인그룹(in-group)'을 구분합니다. 이런 구분을 가능하게 해 주는 게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창조적 정신병', 바로 상상력입니다. 죽음과 영혼에 대한 질문도 이런 상상력을 통해 가능한 겁니다. 그래서 종교가 생기고, 도시가 만들어집니다. 부작용도 생겼습니다. 인그룹과 달리 아웃그룹의 고통엔 무관심해진 겁니다. 빈부격차가 그 예입니다.

6. 그렇다면 사피엔스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다들 인간과 기술의 융합, '트랜스휴머니즘'을 이야기합니다. 그래서인지 뇌에 대한 연구가 한창입니다. 이른바 뇌를 읽고 뇌에 쓰는 '브레인리딩(Brain Reading)'과 '브레인라이팅(Brain Writing)' 개념들도 생겼습니다.

'사람을 바꾼다'라는 건 곧 '그의 기억을 바꾼다'는 겁니다. 기억 즉 과거의 경험에 따라 그 사람의 현재가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뇌과학이 발전하다 보니 이제 사람의 기억을 바꾸는 것도 불가능한 게 아닙니다. 내 기억을 내가 이제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예컨대, 강남역에 있는 성형외과엘 가서 수술을 받듯 강남역에 있는 기억 성형소를 가서 내 기억을 바꿀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다시 말해, 미래의 나를 내가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윤리적인 관점에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이슈이기도 합니다. '현재의 나'를 만든 '과거의 나'와 '미래의 나'를 만들 '지금의 나' 사이의 경쟁에서 누구의 손을 들어줘야 할까, 라는 문제입니다.

7. '특이점이 온다'의 저자인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자아 복사'를 이야기합니다. '복사에 이은 붙여넣기'처럼 사람의 자아도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앞서 이야기했던 브레인리딩과 브레인라이팅 개념들입니다. 그럼 죽음이란 개념은 어떻게 될까요? 죽는 겁니다. 이른바 '죽음의 죽음' 시대가 곧 펼쳐진다는 겁니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일련의 연구결과들은 이를 뒷받침합니다.

인공지능, 머신러닝 같은 개념들은 그래서 그 잠재적 폭발력이 큽니다. 조만간 세계 최고의 투자전문가는 사람이 아니라 컴퓨터일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딥러닝 개념을 활용한 동시통역기도 개발되고 있는 세상입니다. 단지 지식만으로는 기계와의 싸움에서 이길 수 없음을 보여주는 사례들이기도 합니다.

8.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무얼 준비해야 하는 걸까요? 앞으로의 세상, '기계 시대(Age of Machines)'가 되는 걸까요? 아니면 '트랜스휴먼의 시대(Age of Transhunans)'가 되는 걸까요? 그 답이 무엇이든 간에 주어진 시간이 생각만큼 많지는 않다는 점, 기억해야겠습니다.

9. 이상, <사피엔스> 관련 카이스트 김대식 교수님 강의를 듣고 뚝딱 정리한, 혁신가이드 안병민의 거친 후기였습니다. 미래를 위한 준비 차원에서 일독을 권해 드립니다. ⓒ혁신가이드안병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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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안병민 대표는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헬싱키경제대학교(HSE) MBA를 마쳤다. 롯데그룹의 대홍기획 마케팅전략연구소, 다음커뮤니케이션과 다음다이렉트손해보험의 마케팅본부를 거쳐 경영직무·리더십 교육회사 휴넷의 마케팅 이사(CMO)로서 ‘고객행복경영’에 열정을 쏟았다. 지금은 열린비즈랩 대표로서 경영혁신·마케팅·리더십에 대한 연구·강의와 자문·집필에 열심이다. 저서로 <마케팅 리스타트>, <경영 일탈>, <그래서 캐주얼>, <숨은 혁신 찾기>, <사장을 위한 노자>, 감수서로 <샤오미처럼>이 있다. 유튜브 채널 <방구석 5분혁신>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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