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 평화의 시대는 종말을 고하는가?

우크라이나 전쟁 : 평화의 시대는 종말을 고하는가?

혁신가이드 안병민 대표
혁신가이드 안병민 대표

1945년 끝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상은 평화로왔다. 그 오랜 평화를 깨뜨린 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다. 아니나다를까 기존의 모든 패러다임이 요동을 친다. 국제 권력 지형의 급격한 변화. 세상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 정치평론가 김지윤 박사가 짚어주는 국제 정세를 스케치했다. 평화는 과연 끝이 난 걸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게 2월 24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3일 컷’이라 예상했다.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최근 전황을 요약하면, 소모전 형국이다. 러시아 정부는 부인했지만, 최근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징집을 하겠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그 정도로 병력 소모가 크다는 반증이다.

지금까지는 주로 주변 소수민족을 대상으로 징집을 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하게 되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푸틴을 지지하던 사람들에게도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얘기. 그만큼 급박한 상황이란 얘기다.

우크라이나의 기세도 움츠러들지 않는다. 가을 들어가면서부터는 수비가 아니라 공세로 전환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서방이 얼마나 많은 무기들을 지원해 줄 것인가가 관건이다.

▶ 평화의 시대는 종말을 고하는가?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평화의 종말을 얘기한다. 돌이켜보면 냉전 시대에도 전쟁은 없었다. 물론 내전이나 국지전은 있었지만, 메이저 국가들 사이의 전쟁은 전무했다.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로는 미국과 구 소련, 두 나라가 진영을 딱, 갈라놓아서다. 따라가는 국가들 입장에서는 편하다. 흑백 논리를 만들어 놓았으니 흑이냐 백이냐만 결정하면 된다. 두 번째는 핵이다. 핵 억제력이 작동하니 섣불리 전쟁을 감행할 수 없었다. 공포의 균형이었다. 세 번째로는 진영간 상호교류가 없었다는 거다. 공산주의 블록과 자유주의 블록간의 교류가 없으니 미움과 증오도 덜했다. 그저 소 닭 보듯 했던 거다. 소련 해체 이후, 미국이라는 수퍼 파워가 세상을 이끌었다. 평화 지속의 배경이었다.

평화의 시대에는 국제 질서가 흐트러질 일이 없다. 그걸 깨뜨린 게 우크라이나 전쟁이다. 역사학자 발터 샤이델이 <불평등의 역사>라는 책에서 얘기했다. 기존 질서를 붕괴시키고 소득과 부의 재편을 야기하는 4개의 요인이 있다고. 첫 번째가 질병이다. 두 번째가 혁명, 세 번째가 국가 시스템의 붕괴, 마지막이 전쟁이다. 작금의 국제 상황과 멀리 있지 않은 요인들이다.

▶ 변화에 대한 각성, 신냉전시대를 열어젖히다

예전 냉전 시대에는 자유민주주의(미국)와 공산주의(소련)라는 뚜렷한 양대 진영이 있었다. 치열한 체제 경쟁은 자유민주주의의 승리로 끝났다. 구 소련 해체 이후 미국은 세상을 호령했다. 하지만 권불십년. 예전같지 않은 미국의 패권에 러시아와 중국이 어깃장을 놓기 시작했다. 북한도 끼어들었다. 미국의 영향력을 더 이상 인정하지 않겠다는 거다. 바야흐로 신냉전 시대.

신냉전의 승부는 북·중·러에 반대하는 미국의 동맹국 확보에 달렸다. 새로 형성된 전선은 그래서 복합적이고, 그래서 다층적이다.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은 진영의 윤곽을 확연하게 드러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유엔총회 결의안. 찬성국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 압도적인 숫자다. 반대표를 던진 나라는 당사국인 러시아와 벨라루스, 북한과 시리아, 에리트레아 5개국.

나머지는 기권국들이다. 이들은 왜 기권했을까? 미국이나 서방국가들이 싫어서다. 중국, 러시아 같은 권위주의 국가들의 영향력이 작지 않아서다. 그러니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고 기권한 거다. 이런 나라들이 생각보다 많다. 러시아 규탄 결의안은 찬성 141표, 반대 5표, 기권 35표로 통과되었다.

그렇다면 예전 냉전 시대의 블록화가 다시 시작되는 걸까? 각 나라별로 수입·수출국 비중을 살펴보았다. 러시아를 규탄했던 국가들의 주 수입처 대부분이 러시아를 규탄한 국가들이었다. 76.8%나 된다. 인도와 중국을 빼고 러시아를 지지 혹은 기권했던 국가들의 주 수입처 역시 러시아를 규탄했던 국가들이었다. 60.6%다. 중국과 인도는 수입의 80.7%가 러시아 규탄국이다. 수출도 다르지 않다. 세계 경제는 이미 자유민주주의 진영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얘기다. 범위를 넓혀 서비스, 자본, 인적 자원까지 합하면 자유주의 진영에 대한 경제 의존도는 훨씬 더 올라간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지역의 블록화’가 아니다. ‘물품의 블록화’다. 이른바 ‘전략물자’ 얘기다. 대표적인 게 반도체다. 반도체는 확연하게 디커플링되고 있다. 완벽하게 미국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시장이다. 통신, 정보 비즈니스 분야도 미국이 분명하게 중국을 차단할 거란 전망이다.

중요한 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서 많은 부분들에서 새로운 각성이 시작되었다는 거다. 특히 안보에 대한 유럽 국가들의 각성이 뚜렷하다. 이는 국방비 증가로 이어진다. 서방국가들은 오랜 평화 체제로 인해 국방비 비중을 지속적으로 낮추어 왔다. 동구권 국가는 달랐다. 러시아와 인접한 나라들은 위험에 대한 인식이 다를 수 밖에. 폴란드가 대표적이다.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같은 발트해 국가들도 국방비 투자가 작지 않다.

지난 6월말 나토 정상회의가 있었다. 주요 이슈 중 하나가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이었다. 이미 승인은 끝났다. 나토 삼십 개국 각자의 의회에서 비준을 받아야 되는 상황인데, 이 또한 거의 다 받았다.

도대체 러시아는 이 전쟁을 왜 시작한 걸까? 가만히 있던 핀란드와 스웨덴까지 나토에 가입하게 만들고, 전반적인 ‘반(反) 러시아’ 상황을 빚어냈으니 말이다.

또 하나 중요한 게 있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 일본, 호주, 뉴질랜드 그리고 우리나라까지 초대를 받았다는 거다. 나토에는 ‘전략 개념’이라는 게 있다. 대략 10년 정도의 인터벌을 두고 나오는, 뭔가 굉장히 중요한 일이 생겼을 때 제기되는 나토의 방향성 이슈다. 이게 이번에 논의되었다. 기존 방향을 바꾸겠다는 거다. 아니나다를까 중국이 제기하는 다면적 도전에 대한 언급이 이번 전략 개념에 들어가 있다. 나토가 중국을 위협대상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게 포인트다. 유럽에서의 집단 방어 체제를 벗어나서 이제는 전 세계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집단 안보체제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의지의 천명이다.

▶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을까?

요컨대,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미국이 크게 잃은 건 없다. 바이든 대통령의 경우, 냉전 시대를 살았던 사람이라 외교 정책이 오바마하고도 다르다. 오바마가 이상주의자라면, 바이든은 현실주의자다. 냉전적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어쩌면 그게 지금 시대에 맞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미국은 그야말로 ‘천조국’을 향해서 달려가고 있다. 지금까지 연간 700~800조 원에 이르던 국방비가 1천조 원에 육박한다.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유럽 국가들의 각성으로 미국은 인도 태평양 지역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전보다 나은 상황이다. 중요한 건 이 전쟁을 이겨야 된다는 거다. 과연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견인할 수 있을까?

▶ 시진핑의 중국은 타이완을 침공할 것인가?

시선을 돌려 인도 태평양 쪽을 살펴보자. ‘타이완 리스크’가 핵심이다. 중국은 과연 타이완을 침공할 것인가? 우크라이나의 경우, 많은 전문가들이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을 낮게 보았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책상 앞 전문가가 아니라 전장에서 뛰었던 강경파들의 목소리가 맞아 들어가는 시대다.

그렇다면 중국은? 군인 출신 전문가들은 ‘침공’에 베팅한다. 물론 당장은 아니다. 앞으로 몇 년 안, 적어도 10년 안에는 침공할 것으로 전망한다. 백 번 양보해서 침공은 하지 않더라도 엄청난 압박을 통해 대만을 복속시키려 들 거라는 것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대만은 중국의 정체성을 완성하는 전략적 요충지라서다.

지난 8월, 미 하원 낸시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했다. 지금 미국에서 중국에 대해 가장 강경한 태도를 취하는 집단이 의회다. 미국 의회가 발의하는 반(反)중국 법안이 지난 회기부터 엄청나게 늘었다. 미 정부에서 톤다운을 하려 해도 의원들의 격앙된 목소리가 높다. 여야를 가리지 않는다. 중국 입장에서는 적잖이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의회의 목소리는 곧 미국 국민의 여론이라서다.

그렇다면 과연 중국의 대만 침공은 가능할 것인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붙어있는 육지다. 그냥 밀고 들어가면 된다. 대만은 다르다. 섬이다. 그것도 요새화된 섬이다. 많은 전쟁 시나리오들이 있다. 공통적인 건 개전과 동시에 중국이 완벽하게 제공권을 확보해야 된다는 부분. 쉽지 않다. 미국이 어느 정도 개입을 하느냐가 관건이다.

그럼에도 중국의 대만 침공을 전망하는 시선이 많다. 그렇다면 그 시기는 언제일까? 2027년이 떠오른다. 그때가 되면 중국의 군(軍) 현대화 작업이 마무리 될 거라는 이유때문이다. 2024년에서 2025년 사이가 제일 위험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2024년 1월에 타이완 총통 선거가 있다. 2024년에는 미국 대통령 선거도 있다. 선거가 시작되면 바이든도 선거운동 하느라 대통령직 수행에 전념하긴 힘들다. 대통령 이취임기의 공백도 불안하다. 중국이 이 틈을 노려 침공할 거란 예측이다.

따지고 보면 중국은 영토 분쟁을 굉장히 많이 일으킨 나라다. 중화인민공화국 설립 이후 크고 작은 영토 분쟁을 지속적으로 야기했다. 대부분 내부의 정권이 안정되어 있는 경우였다. 시진핑의 3연임과 이후 정권의 안정세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 타이완 이슈를 둘러싼 한반도의 긴장

그렇다면 한반도는 어떻게 되나? 만약 중국이 대만을 침공한다? 미국의 개입은 불문가지다. 미국으로서도 두고만 볼 수 없는 게 대만이 먹히면 그 다음은 괌이라서다. 태평양이 뻥 뚫리는 거다. 중국 입장에서는 타이완 침공에 대한 미국의 개입을 최대한 막고 싶을 거다.

북한의 효용이 여기서 생겨난다. 북한이 한반도 도발을 하면 미국이 온전히 대만에만 신경을 쓸 수가 없다. 전력이 분산된다. 타이완 침공시 중국이 북한을 이용할 거라는 얘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물론 북한은 제공권을 포함한 군사력에서 한국에 한참 밀린다. 대신에 북한은 핵을 갖고 있다.

설마 다 죽자고 핵을 쓰겠냐고? 합리적인 추론이다. 하지만 독재국가 독재자의 선택은 논리를 초월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이를 웅변한다. 합리적인 사고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북한이 핵을 쓸 수 있다는 생각을 놓을 수 없는 이유다.

그러니 미국 입장에서는 한국의 속내가 궁금하다. 과연 한국이 확실히 미국의 편에 설 것인가? 사실 지금까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이제 한국 정부가 바뀌었으니 좀 두고 보자는 게 미국의 현재 스탠스다.

▶ 미국과 사우디는 손을 잡을 것인가?

중동으로 눈을 돌려보자.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는 다소 껄끄럽다. 우호의 근간인 안보-에너지의 호혜 관계가 뒤흔들리면서 유가 안정 협조와 미군 철수 이슈로 인한 갈등들이 오바마 정부 때부터 쌓여왔다. 바이든 정부 들어서도 악감정은 해소될 기미가 없다. 사우디 왕세자 빈살만에 비판적이었던 언론인 암살 사건 등 미국으로서는 사우디의 행보가 반인권, 반민주적이라 생각해서다.

그러면 사우디는 미국을 뿌리치고 중국의 손을 잡을 것인가? 많은 전문가들이 고개를 가로 젓는다. 단지 중국을 미끼 삼아 사우디가 미국의 약을 올리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지금 사우디의 군사 무기 체계나 군사 체계는 미국 시스템이다. 이걸 바꾸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두 번째는 이란 때문이다. 사우디와 이란은 앙숙이다. 그런데 중국이 이란과 가까운 사이다. 미국의 경우,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용납하지 않는다. 그런데 중국은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이 없다. 여기에 확답을 주지 않는 중국의 손을 사우디가 들어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사우디가 확실하게 중국 편을 들거라 보는 사람들이 없는 이유다. 물론 변수는 항상 존재한다.

▶ 인도와 파키스탄은 또 다른 변수다

인도와 파키스탄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유엔총회 결의안에 기권표를 던진 나라 중 하나가 인도다. 인도는 원래 비동맹국이었다. 미국과 별로 친하지 않았다. 오히려 구 소련과 훨씬 더 친했다. 인도의 무기 체계도 예전 소련 체계다. 미국 입장에서는 짜증 나는 상황이다. 인도 같은 나라가 편을 좀 들어주면 좋겠는데 그게 내 마음 같지 않아서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때, 미국의 전력이 대만에 집결되지 못하도록 하는 게 중국의 관심사라 했다. 한반도에서의 도발 획책을 중국이 시도할 수 있다는 얘기. 비슷한 생각을 미국도 한다. 무슨 말이냐고? 인도와 중국의 국경 분쟁은 끊이지 않는다. 만약 중국이 대만을 침공했을 때, 중국 접경에서 인도가 도발을 해준다면? 중국도 마찬가지로 타이완에 군사력을 집중하기가 힘들어진다. 중국 견제에 있어 미국에게 인도가 중요한 이유다.

파키스탄도 눈을 뗄 수 없다. 사실 미국이 인도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파키스탄 때문이기도 하다. 파키스탄의 기존 행보는 반미 친중이었다. 중국의 일대일로에도 적극적이었다. 그런데 최근 정권이 바뀌었다. 기존 외교정책과는 결이 달라진 모습이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전략적 요충지역이다. 일대일로 때문에 중국이 심혈을 기울이던 곳이다. 만약 파키스탄이 여기서 중국과의 관계에 거리를 두기 시작한다면? 미국 입장에서는 땡큐다. 어찌 보면 이 지역의 변화가 세계 정세의 바로미터일 수 있다.

▶ 카자흐스탄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

다음은 카자흐스탄 지역이다. 카자흐스탄은 원래 구 소련 영토였다. 소련이 해체되면서 독립을 한 나라다. 러시아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한 등거리 외교가 지금까지의 카자흐스탄 외교 방향이었다. 근데 여기에 중국이 치고 들어온다. 중국의 일대일로가 시작되는 지점이 카자흐스탄이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당혹스럽다.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러시아 쪽에 좀 더 방점을 두었던 카자흐스탄.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보고 러시아가 예전 같은 영향력을 발휘하지는 못할 거라 판단한 것 같다. 그렇다고 중국에게로 완전히 방향을 틀기는 불안하니 유럽과 미국 쪽으로 손을 뻗친다. 그 전에도 미국과는 사이가 나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과 미국 주재 카자흐스탄 대사의 만남 등이 그래서 일어난다.

무엇보다도 러시아와는 거의 결별 수순을 밟고 있다. 그 영향력의 공백을 미국이나 서방에서 찾으려는 거다. 미국으로선 감사한 일이다. 파키스탄, 카자흐스탄과 빨리 손을 잡아서 여기에 미군을 주둔시켜야 된다는 얘기가 미국에서 나오는 배경이다. 그리 된다면 중국으로서는 두고 볼 수 없는 일이다. 물론 쉬이 이루어질 일은 아니다. 하지만 미국 입장에서는 가히 바라는 바다.

▶ 미국 중간선거를 주목하라

“Foreign policy begins at home.” 모든 외교 정책은 국내에서 시작된다. 민주주의 국가는 특히 그렇다. 독재국가들이야 어차피 독재자 마음대로다. 민주주의 국가는 다르다. 민주국가의 리더는 선출된 권력이다. 국민 여론을 거슬러 정부가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중요한 게 선거다. 선거 과정이나 결과에 따라 외교 정책이 바뀌어서다.

그래서 살펴보니, 정말 중요한 선거가 올해 하나 남았다. 미국 중간선거다. 미국 대선만큼 중요한 건 아니다. 그럼에도 중요한 이유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중간 평가라서다. 여당인 민주당은 국정 동력의 유지를 위해, 야당인 공화당은 행정부 견제를 위해 총력을 다할 걸로 예상된다.

다만, 외교 정책, 특히 중국에 대해서는 공화당이나 민주당이나 서로 생각이 다르지 않다. 공화당이 훨씬 더 강경파다. 중국에 대한 입장뿐만 아니다. 이란에 대해서도 그렇다. 그러니 중간선거 결과가 미국의 기존 외교정책 방향을 크게 뒤흔들 것 같진 않다. 그럼에도 선거는 늘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그것도 미국의 선거는 더욱 그렇다. 그러니 이번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 세계 국제정세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라서다.

▶ 프레너미들과의 지혜로운 코피티션이 절실하다

끝으로 한중 수교 30년을 맞아 동아시아연구원에서 최근(7월 21일-8월 8일) 진행한 조사결과를 덧붙인다. 전국 성인 102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다. ‘가까운 미래에 중국이 미국을 능가하는 세계적 리더 국가가 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렇다’는 대답이 48.2%였다. 미국이 리더 국가 지위를 유지할 거라는 의견이 51.8%였으니 팽팽한 결과다.

‘중국의 부상이 한국의 경제·안보에 어떻게 작용할지’를 묻는 질문에 ‘기회’라는 답변은 19.3%, ‘위협’이라는 답변은 75.4%였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심각한 갈등이 발생할 경우 누구를 지지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어떤 대답이 나왔을까? 미국 지지는 41.2%, 중국 지지는 2.1%, 중립 유지가 56.7%로 나왔다.

‘친구(friend)’이자 ‘적(enemy)’을 가리키는 단어? ‘프레너미(frenemy)’다. 과거와 달리 적과 동지가 무 자르듯 수이 나뉘지 않기에 생겨난 말이다. 그만큼 시계 제로 상황. 그래서 ‘코피티션(coopetition)’을 얘기한다. ‘협력(cooperation)’과 ‘경쟁(competition)’을 합쳐 만든 신조어다. 지혜롭고 현명한 외교 정책이 절실한 시점. 바야흐로 신냉전 시대다. ⓒ혁신가이드안병민


*글쓴이 안병민 대표는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헬싱키경제대학교(HSE) MBA를 마쳤다. 롯데그룹의 대홍기획 마케팅전략연구소, 다음커뮤니케이션과 다음다이렉트손해보험의 마케팅본부를 거쳐 경영직무·리더십 교육회사 휴넷의 마케팅 이사(CMO)로서 ‘고객행복경영’에 열정을 쏟았다. 지금은 [열린비즈랩] 대표이자 [이노망고]의 혁신 크리에이터로서 경영혁신·마케팅·리더십에 대한 연구·강의와 자문·집필에 열심이다. 저서로 <마케팅 리스타트>, <경영 일탈>, <그래서 캐주얼>, <숨은 혁신 찾기>, <사장을 위한 노자>, 감수서로 <샤오미처럼>이 있다. 유튜브 채널 <방구석 5분혁신>도 운영한다. 다양한 칼럼과 강의를 통해 "경영은 내 일의 목적과 내 삶의 이유를 진정성 있게 실천해 나가는 도전의 과정"이라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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